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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오토(auto)
2018. 11. 23. 00:46
그들의 사랑
김순아
외로운 꽃이 가지를 떠나 작은 연못으로 몸을 던졌다
달도 별도 새도 산도 깊이 잠든 어느 밤이었다
떨어진 꽃이 연못의 깊은 질 속으로
제 몸을 더 깊이 찔러 넣는지 거웃 같은 물풀들
흐흑흐흑 우는 소리를 내었다
아무도 본 적 없지만
밤내 저들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침 수면에
저토록 선명한 선혈의 흔적 남아 있을 리 없다
수련이 그냥 피어났을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