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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풍경

[스크랩] 툭탁

by 오토(auto) 2009. 2. 3.

 

 

 

 

 

 

 

 

 

 

 

마리오님께서 불교공부에 열심이셔서, 불교에 관한 이야기 하나 올립니다.

 

무진장<無盡藏>스님이라고 하면, 불자<佛者>들에겐 무진장 이름있는 분이십니다.

아, 물론 같은 무가<無家>가문이신 무학대사<無學大師>님보다야 한참 아래시구요. ㅎㅎㅎ

 

전에 조계종<曺溪宗>의 포교원장<布敎院長>을 지내셨댔는데,

 대학이나 사관학교 등에 설법을 의뢰받아 가시면 불교에 관한 것보다

성경 말씀을 많이 하시면서, 성경은 참으로 좋은 말씀의 책이니까

한 번이라도 꼭 읽어 보라고 하시는 바람에 학생들이 의아해 할 정도였다 하구요.

 

이 말은 어떤 종교를 믿는다 해서 다른 종교에 대해 편협<偏狹>되고 편향<偏向>된 의식을 갖지 말고,

항상 열린 마음과 자세로 자신이 믿는 종교에 정진하라는 뜻이 아니었는지...

 

나만 옳고, 내가 믿는 종교만이 유일하게 올바른 종교라는 생각이나 믿음은

바로 독선<獨善>으로 이어지며, 이는 타종교에 대한 배척<排斥>이나 미움으로 변질이 되고,

따라서 그런 맹신<盲信>은 곧 미신<迷信>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가 아니었나 혼자 생각해 봅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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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는 외삼촌뻘이 되셔서, 이름이 많이 알려져 바빠지시기 전에는 자주 집에 들러서 식사도 하셨고,

가실 때는 조계사로 돌아가실 차비만 빼고는 책을 사보라고 다 주시곤 했었죠.

그러면 '스님은 돈이 없어 어떡해요?' 하면, '내가 돈 벌려고 중 됐냐?'

'난 설법만 잘 하면 먹고 사는 건 아무 문제 없다' 하셨는데...

그래서 사촌 동생 어떤 녀석은 용돈 얻으러 일부러 조계사에 찾아가서 큰 돈도 받아 쓰곤 했었대요.

저도  진작에 좀 그럴 걸...ㅎㅎㅎ

 

이 분이 아마 고등학생 때였을 거예요.

방문을 닫아 걸어 꼭꼭 잠근 채 하루 세 끼니 밥상과 오강만 들락거릴 수 있게 해 놓으시고는,

방안에만 칩거<蟄居>를 하시는 바람에 동네에서는 미쳤다고 소문이 났었댔다는데...

 

 왜 그러셨댔느냐니까...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사는가' 하는 의문이 너무나 강렬하게 마음을 파고 들어,

모든 종교에 관한 책을 다 사다 놓고 그 의문을 풀어 보려고 그랬었노라고... 

 

그래서 '그 의문을 푸셨느냐'고 했더니,

'불교에 그 의문을 푸는 길이 있다는 걸 알고 출가했노라'고...

그리고는 경주 불국사에서 혜자<慧字> 항렬의 명<命>이란 법명을 받고 수행修行>했었노라고...

 

 불교에서는 설법하는 방법으로 이해하기 쉽게 옛날 이야기를 비유해서 불경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쨌던 식사 후에는 빙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면서 살아오신 사적<私的>인 이야기에서부터

불교에 관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 주셨었는데...

 

귀신이 과연 존재하는가를 알기 위해 공동묘지에서 몇 날 밤을 세우다 정말 귀신을 만난 이야기에서부터

지금 하려는 아주 짧은 이야기 등등 여러가지를 들었었는데,

아주 오래 되다 보니 대충 그 윤곽만 기억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실망할 만큼  짧은 이야기여서 서두를 길게 했습니다 만...

어쨌든둥 각설<却說>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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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오래 되지 않은 옛날...

어느 절이었는지, 출가한지 얼마 되지 않은 파랗게 깎은 머리의

조금은 우직<愚直>하게 생긴 젊은 스님이 있었더랍니다.

 

하루는 주지스님께 여쭙기를- '스님, 어떻게 하면 득도<得道>를 할 수 있겠습니까?' 했더니...

'한 10년 열심히 독경<讀經>을 하다 보면, 툭탁 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니라...' 하셨답니다.

 

그러자 이 젊은 스님-

밤이 낮이 되고 낮이 밤이 되는 것도 모른 채 모든 불경<佛經>들을 미친듯이  독경하는데,

아무리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툭탁소리는 아무 데서도 들리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어언 10여년이 흐른 어느 날-

주지스님께서 이 스님을 불러 온화하게 물으시기를...

 

'그래, 툭탁 소리가 들리더냐?'  

 

이 물음에 젊은 스님이 답하기를...

 

'십년 독경<十年讀經>에도 툭탁성<툭탁聲> 불청야<不聽也>올시다' 라고 대답했는데...

 

자기 입에서 나온 저 툭탁이라는 소리가 자기 귀에 들리는 바로 그 찰라<刹那>...

삼라만상<森羅萬象> 두두물물 <頭頭物物>의 진리가 불꽃 튀듯 머릿속에서 깨달아지며  

득도<得道>하여 해탈<解脫>의 경지로 들어 섰다는데...

 

나중에는 무학대사님에 버금가는 아주 이름 난 고승이 되었다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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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

'뭐가 이렇게 시시껄렁한 이야기가 있어?' 하시겠습니다 만...

 

그러나 이 이야기를 조금만 파 들어가 보면... 

주지스님께서는 이미 앞을 내다보시는 깊은 예지력<叡智力>으로

이 젊은 스님에게 알맞는 득도방법을 제시해주셨다고 볼 수 있고...

 

이 '툭탁'이라는 말은 아주 단순한 의성어<擬聲語>에 불과하지만,

10여년에 걸친 피나는 정진<精進> 끝에 깨달음에 가까이 가 있던 이 스님에게

가득 차 있는 물꼬를 가느다란 바늘같은 것으로  툭 터뜨려주는

그런 역할을 해준 암시<暗示>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제 엉터리 해석입니다 만...

 

왜냐하면 득도라는 것은 스승이 가르친다해서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 내야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거든요..

 

어쨌거나 말도 안 되는 동화라 해도 좋고, 그래도 뭔가 시사<示唆>하는 바가 있다고 해도 좋고...

 

저로서는 불교에 대해 아시고자 용맹정진<勇猛精進>하고 계신 마리오님께

박수라도 쳐드리는 의미에서 드리는 글이니까요.

 

마리오님.

부디 쉬지 말고 정진하셔서, 성불<成佛>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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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관련 사진들이 제법 있을 텐데 찾기가 힘들어, 전에 썼던 사진들을 재탕해 올립니다.

     위의 첫 사진은 차안에서 찍은 서귀포의 약천사<藥天寺?>로 무언가 동양최대라던데 모르겠고,

경기도에 있는 보광사<普光寺>의 큰 부처님과... 

     서대문에 있는  환희사<歡喜寺>의 부처님과 비구니<比丘尼>스님들의 독경하시는 모습입니다.>>

 

 

<<아, 그리고 제 카톨릭 세례명은 에르네스또<Ernesto>입니다.

영어로는 '노인과 바다'의 어네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와 같은데,

콜롬비아 출신인 제 대모<代母 Madrina>의 처녀적 애인 이름이라고 붙여주셨다는...ㅎㅎ

 

그리고 그 도시에서 제일 큰 성당- 보통 대성당<大聖堂>이라고 부르던 고딕양식의 성당에서

아주 농담을 좋아하시는 주교님께 단독으로 교육을 받고, 단독으로 세례를 받은 아주 대단한...

엉터리 신자입니다.ㅎㅎ>>

 

왜 이렇게 장황하게 제 History를 밝히느냐...

제가 불교용어를 잘 몰라 틀린 용어를 썼더라도 용서해 주시기를 빌고,

또한 종교가 다르시더라도, 12를 걸지 말아 주십사 하는 의미가 있지 않겠음메까...

ㅎㅎㅎㅎㅎ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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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lp317
글쓴이 : 설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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