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지방(紙榜) 과 축문(祝文) 쓰기
■ 지방과 축문에 대하여
조상에게 제사 지내는 까닭은 효(孝)를 계속하기 위함이며, 효란 자기존재에 대한 보답이다. 모든 제사에는 향사 대상자를 상징하는 신위를 설치하게 되며, 신위는 돌아가신 조상의 형체를 표상한 것으로 제사 중에는 이들 신위에 신이 깃들이는 것으로 믿고있다.
신위에는 예로부터 시동,신주,위패,사판,소상,동상,초상화,지방 등이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의 양반집에는 반드시 사당이 있고, 이 사당에 조상님을 신주(神主)를 모셨다. 이 신주는 주로 밤나무에, 돌아가신 조상의 벼슬을 기록하여 놓았기 때문에 위패(位牌:벼슬 막대기)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매우 귀한 물건을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때 "신주 단지"가 "신주"를 넣어 놓은 "단지"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당이 있는 집이 거의 없으므로 제사를 지낼 때, 신주 대신에 지방을 만들어 사용한다. 지방(紙榜)의 지(紙)는 종이, 방(榜)은 막대기를 의미한다.
오늘날 주거형태의 변화로 신주를 모실 가묘(家廟 : 사당)가 없으므로 신주 대신 지방을 써 신위판에 붙여 제사를 지내게 된 것이며, 최근에는 지방을 쓰지 않고 사진이나 초상화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 지방(紙榜)이란 신위(神位 : 조상신의 벼슬)를 적은 종이를 말하며, 이를 제사상에 모시는 것을 설위(設位)라고 한다.
지방은 세로 20센티미터, 가로 6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한지(문종이) 에 붓으로 쓴다.
(먹물과 붓은 문구점에서 팔며,요즘은 간편히 붓펜으로 쓰기도 한다.)
요즘은 지방대신 사진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 축문이란 제사를 받드는 제주가 조상 신명(神明)께 고(告)하는 글로서, 축제문(祝祭文) 혹은 줄여서 축(祝)이라고도 하는데 제사지낼때 첫 술잔(초헌이라함: 제주(장자나 장손)가 올림)을 올린후 축관(祝官)이나 제주가 읽는다.
또한 지방과 축문에는 제사를 받으시는 분, 곧 돌아가신 분을 표시하는 문구가 적혀있어 조상을 대하듯 삼가 다루며, 제례후에는 消紙(소지)라고 하여 불로 태운다.
■ 지방 쓰기
** 지방과 축문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여 경건한 마음으로 써야 한다.
지방은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쓴다.
▶ 남자인 경우
顯 - 관계 - 관직 - 府君 神位 의 순서로 쓴다.
여기에 관계란 제사를 지내는 제주와의 관계를 일컫으며, 증조할아버지면 曾祖考, 할아버지면 祖考, 아버지면 考라고 쓴다. 관직은 관직에 있었던 경우에는 관직(장관,군수,시장 등)을 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學生(배우는 사람)이라고 쓴다.
▶ 여자인 경우
顯 - 관계 - 孺人 - 본관 - 성씨 - 神位의 순서로 쓴다.
여기에 관계란 증조할머니면 曾祖(女比), 할머니면 祖(女比), 어머니면 (女比)라고 쓴다. (비 : 女比)는 두글자를 붙여 하나로 쓴다.(타이핑하는데 그런 한자가 없어서... ㅠㅠ)
** 본관 및 성씨는 해당 여자분의 성씨(姓氏)와 본관(本貫)을 말한다.
다음은 지방쓰기의 예이다.
▶ 증조부모인 경우
顯 曾祖考學生府君 神位 (현 증조고 학생부군 신위) 顯 曾祖(女比)孺人全州崔氏 神位 (현 증조비유인해주오씨 신위)
▶ 조부모인 경우
顯 祖考學生府君 神位 (현 조고 학생부군 신위) 顯 祖(女比)孺人海州吳氏 神位 (현 조비유인해주오씨 신위)
▶ 용어에 대한 설명
- 현(顯): 죽은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경칭 - 고(考): 살아 계신 아버지는 부(父), 돌아가신 아버지는 고(考)라고 한다. - 비(女+比): 살아 계신 어머니는 모(母), 돌아가신 어머니는 비라고 한다. - 학생(學生): 벼슬하지 않은 일반인, 벼슬한 경우는 그 관직명을 쓴다. - 유인(孺人): 돌아가신 부인, 아내. - 부군(府君): 돌아가신 아버지나 조상(祖上)의 존칭 - 신위(神位): 神을 모시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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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 조부모의 지방) |
■ 축문
축문쓰는 법
<한문식> - 아버지 제사 경우
維歲次 干支1) ㅇ月 干支朔2) ㅇ日 干支3) 孝子 ㅇㅇ4) 유세차 간지 몇월 간지삭 몇일 간지 효자 누구 敢昭告于 감소고우 顯考學生府君 현고학생부군 顯비(女+比)孺人金海金氏5) 歲序遷易 현비 유인김해김씨 세서천역 顯考學生府君6) 諱日復臨 追遠感時 昊天罔極7) 謹以淸酌庶羞 현고학생부군 휘일부임 추원감시 호천망극 근이청작서수 恭伸奠獻 尙 공신전헌 상 饗 향
(해석) ㅇ년 ㅇ월 ㅇ일에 아들(효자) ㅇㅇ은 / 감히 / 아버님과 어머님 전에 밝게 아룁니다./ 해가 바뀌어 아버님의 돌아가신 날을 다시 임하여, 그 은혜를 생각하니 하늘에 닿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간소한 음식으로써 / 공손히 전을 올리오니 / 흠향하시옵소서.
(주석) 1) 간지: 제사를 받드는 그 해 간지를 적는다.2001년은 신사(辛巳). 2) 간지삭: 제사가 든 음력 달의 초하루 일진을 찾아서 적는다. 만세력이나 일력에 보면 각 날짜의 일진이 나온다. 3) 간지: 제사날의 일진을 만세력이나 일력에서 찾아 적는다. 보통 돌아가신 전날 제사를 준비하여 자정에 제사를 지내므르 돌아가신 날 일진을 적으면 된다. 4) 효자 ㅇㅇ: 제주의 이름을 적는다. 성은 적지 않고 이름만. 보통의 경우는 큰 아들, 아니면 제사를 받드는 아들의 이름을 적는다. 조부모 제사에는 효손, 증조부모 제사에는 효증손, 고조부모 제사에는 현손, 혹은 고손이라 적는다. 5) 김해김씨: 어머니의 본관과 성씨를 적는다. 여기는 임의대로 김해김씨를 넣어 봤다. 지금 이 축문은 부모 모두 돌아가셨을 때 양위 축으로 쓴 것이다. 6) 현고학생부군: 아버지 기일에는 이렇게, 어머니 기일에는 '현비유인김해김씨'를 적는다. 아버지 기일에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면 청하는 것이고, 어머니 기일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청하는 것이다. 부모 중 한분이 생존해 계시면 이 부분은 불필요하다. 7) 호천망극: 부모의 축에만 사용한다. 돌아가신 부모를 생각하니 그 추모의 정이 하늘까지 사무친다는 곡진함을 보이는 글귀이다. 조부모 이상에는 '불승영모(不勝永慕)- 길이 추모하는 정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라고 적는다.
* 한지에 세로로 적는다. 부모를 지칭하는 현고, 현비가 나올 때는 아래로 여백이 많이 남았더라도 행을 바꾸어 새줄 상단에 적는다.
<한글식> - 아버지 제사 경우
ㅇㅇ년 ㅇ월 ㅇ일 아버님 신위 전에 삼가 아뢰옵니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시던 날을 다시 맞이 하오니 추모의 정을 금할 수 없사옵니다. 이에 간소한 제수를 올리오니 강림하시어 흠향하시옵소서.
* 축문이란 제사를 받드는 제주가 조상께 고하는 글이므로 특별히 집안의 경사스러운 일이나 하고픈 말이 있으면 1년간의 일을 덧붙여서 써도 무방하다.
■ 지방과 축문 놓는 위치
지방은 원래 병풍 앞에 놓인 교의(交椅) - 신주(神主)를 모시는 의자 - 에 세워 놓는다. 하지만 지금은 교의를 가지고 있는 집이 없기 때문에 제사상 위에 세워 놓는다.(지방을 넣어 세워 놓는 것이 제기(祭器)에 들어 있다)
제사상 앞에 소파나 방석이 있으면 소파나 방석 위에 놓기도 하며, 병풍이 있다면 병풍 위에 붙여 놓기도 한다.
어떤 집안은 책에 지방을 끼어서 제사상에 놓기도 한다.
축문은 제반에 놓아두었다가 제주가 초헌후 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