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매화
맨 처음 마당 가에
매화가 혼자서 꽃을 피우더니
마을회관 앞에서
산수유나무가
노란 기침을 해댄다
그 다음에는
밭둑의 조팝나무가
튀밥처럼 하얀 꽃을 피우고
그 다음에는
뒷집 우물가 앵두나무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듯 피어나고
그 다음에는
재 너머 사과밭 사과나무가
따복따복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사과밭 울타리 탱자꽃이
나도 질세라 핀다
한 번도
꽃 피는 순서
어긴 적 없이
펑펑
팡팡
봄꽃은 핀다
- 안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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