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 박용운 시인
펄 펄 눈이 내린다.
바둑이와 같이 놀던 장독대
흰 눈이 소복이 쌓인다.
아무도 찾지 않은 눈길을 걷는다
뒤돌아보면 발자국 흔적도 없이
장독대라는 섬에 동그마니 표류된 느낌.
그 옛날 소꿉친구들과
술래잡기와 구슬치기를 하던
양지 바른 장독대
커다란 간장독 안에 숨으면
찾지 못할 크기였건만
작게 변해버린 간장독 뒤에 숨어
어느새 훌쩍 넘어버린 반백년을
뒤돌릴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에
머리에 눈이 쌓이는 것도 잠시 잊고
간장, 된장, 고추장, 그리고 ....... 짠지 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엄마의 손맛처럼
쪼그리고 앉아 장독을 쓰다듬어 본다.
어둠이 길게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끝자락에 아직도 함박눈이 하염없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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