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나무 한그루 심은 적 없으니
죽어 새가 되어도
나뭇가지에 앉아 쉴 수 없으리
나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나무에 물 한번 준 적 없으니
죽어 흙이 되어도
나무뿌리에 가닿아 잠들지 못하리
나 어쩌면 나무 한그루 심지 않고 늙은 죄가 너무 커
죽어도 죽지 못하리
산수유 붉은 열매 하나 쪼아 먹지 못하고
나뭇가지에 걸린 초승달에 한번 앉아보지 못하고
발 없는 새가 되어 이 세상 그 어디든 앉지 못하리
참회 / 정호승
'♬.My 사진작품실.♬ > --◈동물.꽃(春夏秋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수유 (0) | 2019.03.12 |
---|---|
유채꽃이 피기 시작 (0) | 2019.03.07 |
노루귀 (0) | 2019.03.07 |
복수초 (0) | 2019.03.07 |
충렬사 원형백매화 (0) | 2019.02.18 |